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세대 1

최철희 선교사(이모작선교네트워크)

현대의학의 발달과 식생활 개선, 문명의 이기 등은 인류의 평균 수명을 꾸준히 증가시켜 왔다. 우리나라 역시 산업화와 경제 발전으로 인해 삶의 질이 개선되고 의료 시설 향상, 복지 혜택 등으로 인하여 평균 수명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1945년 우리나라 해방 당시 평균 수명은 남자 43세, 여자 48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70년에 오면, 남자는 58.6세, 여자는 65.5세로 증가했다. 2011년 통계에 따르면 남자는 77.6세, 여자는 84.5세로 놀라운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해방 당시의 평균 수명에 비해 현재는 거의 두 배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1970년대에 살았던 사람들보다는 평균 20년을 더 살고 있는 셈이다. 참으로 이제는 사람의 한평생이 아니라 두 평생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는 환갑 생일에 큰 잔치를 벌였지만, 지금은 어느 집도 환갑잔치를 하는 집은 찾아보기 어렵다. 나 역시 65세가 넘은 나이지만 지하철에서 노인석에 앉아있기가 민망스러울 때가 많이 있다. 얼마 전에 아침 TV프로그램에서 94세의 노인이 개인택시 운전을 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므로 초 고령화 사회 진입이 일본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평균 수명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은퇴 연령은 점점 빨라지고 있는 현실은 사회적인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은퇴 후에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사회 경험 면에서 얼마든지 더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은퇴라는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 앞에 서게 되는 건강한 중년, 노년층이 얼마나 많은가? 어떤 이들은 자신의 건강 나이는 자기의 나이에 0.8을 곱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신종 언어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신 중년(新中年)’이란 말이다. 예전에는 40~50대를 중년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60~75세 나이의 사람들이 자신을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이들을 가리켜 신 중년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국가에서도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년을 늘린다거나 노년층의 일자리 창출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 노인 문제는 해가 갈수록 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지금은 이러한 사회 현상을 틈타 실버 산업이 발달하고 있고, 노인들의 여생을 보람 있게 인도할 수 있는 각종 강연이나, 서적, 프로그램도 많이 늘고 있다.

이들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은 몇 퍼센트나 될까? 아마 적어도 15% 이상은 되지 않을까? 교회마다 젊은이들의 숫자는 정체 내지는 감소 추세인 반면 노인 신자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교회마다 절반 이상이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교회들은 이들을 위한 마땅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이들은 동네 주민센터나 복지전문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신앙생활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도 많다. 노인 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고는 하나 건강. 의료 강좌나, 가정생활에서의 노인의 역할 등등의 교육, 혹은 효도관광 같은 여행 프로그램 정도가 고작이다.

교회가 이들의 노년 기간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보다 보람 있게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것,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감당해야 할 사명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한국교회가 안아야 할 큰 책임이며 과제다.

최근 들어 젊은이들의 선교사 지원율이 점차 감소되고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감소되는 자리를 시니어선교사들이 메우고 있는 현실은 놀라운 일이다. 이것이 과연 우연한 일인가? 시니어들이 선교에 동참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교회를 이끌어 온 세대로서 열방을 위한 복음 전도의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라는 하나님의 뜻은 물론이며, 한국 교회의 차세대를 향한 책임과 선한 영향력을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시니어 세대를 향하신 하나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교회들과 시니어 그리스도인들이 이 선교의 대열에 기꺼이 참여할 것을 기대해 본다.

<미션21 2014. 4. 25일 기사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