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약할 때 강함 되시는 그리스도

최철희 선교사(시니어선교한국 이모작선교네트워크)

늙음은 사람을 한없이 나약하게 하고 자신감 없게 만든다. 희망도 가치도 세월을 따라 놓아버리고 상실감과 함께 안일함 속으로 자신을 몰아넣기 쉽다. 그러나 권세와 능력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결코 그렇지 않다. 나의 연약함이 오히려 하나님의 강함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고후12:9-10). 하나님께서도 자신의 연약함과 무가치함을 아는 사람들을 사용하기를 기뻐하신다. 그것은 아무 육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고전1: 29). 시니어들도 마찬가지다. 하나님께서는 육체를 따라 판단하지 않으시며, 결코 인간의 나이에 구애 받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손 안에서는 시니어들도 얼마든지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음을 성경은 말해주고 있다.

구약에서 자신의 나이를 극복하고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함으로써 하나님께서 맡긴 사명을 훌륭하게 감당했던 인물들이 있다. 아브라함은 75세에 부름을 받았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삶의 자리를 떨고 일어서기를 원하셨다. 지금까지는 세상의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을 위하여 살아왔던 삶으로부터 하나님께서 제시하시는 최고의 가치를 찾아서, 하나님께서 그에게 원하시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해서 하나님과의 여정을 시작하자고 제의하셨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의 말씀에 순종하여 그의 터전인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났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 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히11:8)라고 히브리서 기자는 증언한다.

모세는 오랜 연단의 세월을 보낸 후 80세에 부름을 받았다. 그가 양떼를 몰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그에게 다가오셔서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그의 이름을 부르셨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그의 백성 이스라엘을 애굽의 손에서 구출하여 하나님의 약속의 땅으로 갈 것을 명령하셨다. 모세는 대답한다.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출3:11). 그 말 속에는 이런 고백이 내포되어 있다. “하나님 저는 너무 늙었습니다. 저는 능력이 없습니다. 양 떼를 인도하던 사람이 어찌 수많은 백성을 인도하겠습니까? 내가 그들을 떠나온 지 벌써 40년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이것은 그의 솔직한 고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누구보다 모세를 잘 아신다. 과거도 아시고, 현재도 아시고, 미래도 아신다. 현재의 모세로서는 자신감을 가질 수 없는 상태라는 것도 잘 아신다. 모세에게 단 한 가지의 가능성은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하겠다”(출3:12)는 하나님의 약속이 전부였다.

갈렙은 85세에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여 다시 도전하는 시니어로서의 본을 보여준다. 갈렙이 정탐꾼으로 가나안에 들어갔을 때의 나이가 40세였다(수14:7). 그러나 가나안 정복이 시작될 때 그의 나이는 어느덧 85세가 넘었다. 어느 날 갈렙은 지도자 여호수아에게 찾아와 간청한다. “이제 보소서 여호와께서 이 말씀을 모세에게 이르신 때로부터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방황한 이 사십오 년 동안을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나를 생존하게 하셨나이다 오늘 내가 팔십오 세로되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도 내가 여전히 강건하니 내 힘이 그때나 지금이나 같아서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으니,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 날에 들으셨거니와 그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 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수14:10~12).

갈렙은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었다. 사람에게도 구애 받지 않는 사람이었다. 나이에도 구애 받지 않는 도전의 영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은 하나님 앞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의 가장 귀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가가 중요하며,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죽을 수 있는가가 그리스도인의 삶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