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어떤 선교사님 부부가 있는데, 그 분들은 중국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언어를 배우고 한참 사역에 재미를 붙일 즈음 뜻하지 않은 추방 명령을 받았다. 선교의 꿈이 좌절되는 것 같았고, 자신들이 주님께 쓰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기조차 했다. 거기다가 멀리 태국 선교사자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이 빗나가기 시작했다. 알코올과 마약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에게는 뼈를 저미는 아픔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고센 땅’으로 가라고 지시하셨다. 고센 땅이 어딘지 그들은 알 길이 없었다. 아들의 탈선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새로운 사역으로 인도하셨는데, 알코올 마약 치유사역이었다. 그들은 짐을 꾸려 인도에 있는 <베텔치유센터>로 떠났다. 그곳은 엄격한 규율 속에서 인생의 낙오자들과 함께 씨름하며 살아야 하는 곳이었다. 아마도 불순종의 길을 가고 있는 아들에 대한 절실한 마음이 없었다면 쉽사리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들은 고백했다. 중독자들의 갱생을 위해 닭도 기르고, 채소도 가꾸며, 판로를 개척하여 살아갈 길을 열어주려고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베텔치유센터>에서 1년 인턴십을 마친 후 그 분들은 귀국하여 한국이나 캐나다에서 치유사역을 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싶어 했다. 가까스로 회복된 아들은 캐나다에서 외롭게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캐나다로 가기를 더 원했다. 캐나다에 가서 아들과 함께 지내면서 그 동안 오래 쌓인 마음의 과제를 풀고 싶어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고센 땅이 어딘지 기도해 달라고 하며 캐나다로 떠났다.

들어간 지 불과 두 달쯤 지났을 때 소식이 왔다. 베텔 사역을 놓고 기도하는 가운데 어떤 믿음 신실한 교민 한 분을 어떤 분의 소개로 만났다. 그 분은 개인사업을 하시는 분인데 10년 전에 예수원 토레이 신부님이 주님의 일을 위해 땅을 사 놓으라고 하셔서 순종하여 큰 땅을 사놓고 계셨다. 그는 선교사님 부부의 사역과 비전을 듣고 매우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제 땅은 주님께서 선교사님들을 위해 마련해 놓으신 것 같습니다. 오는 8월이면(두 달 후) 꼭 10년이 되는데 하나님께서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셔서 다시 팔려고 했습니다.” 그 집사님은 선교사 부부를 그의 농장으로 안내했다. 그 농장에 들어섰을 때 그들은 두려움과 놀라움에 몸을 떨어야 했다. 그 농장의 간판이 눈앞에 들어오는데, 그것은 바로 ‘고센땅농장’(The Land of Goshen Farm)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들 부부는 차에서 내려 두려움에 몸을 떨면서 하나님을 찬양했다.

선교사님 부부는 아들과 회복의 시간들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토론토 주변에 있는 <고센땅농장>에서 새로운 알코올 마약 중독자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때를 따라 도울 사람들을 보내주시며, 재정을 채워주시며 하나님의 비전과 계획을 깨닫게 해 주셨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은 그 인생의 어느 한 조각도 버려질 것이 없다. 하나님께서 그 모든 조각들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작품으로 맞추어 주시기 때문이다. 요셉의 인생도, 모세의 인생도 욥의 인생도 그랬듯이 하나님께서 맞추어 가시는 우리 인생의 퍼즐은 아름답고도 완벽하다.

이모작선교네트워크 최혜숙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