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선교타임즈

칼럼 선교사가 해야 할 일, 사람을 키우는 일

이용웅 선교사(지피선교회 한국본부 대표)

선교의 꽃은 선교 현장에 궁극적으로 교회가 세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사역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사람이 세워져야 한다. 그러나 사람을 세우는 일이 쉽지 않다. 예수님의 12제자 가운데에도 가룟 유다 같은 자가 나왔던 것처럼 사람을 세우는 일이 만만치 않다. 언어와 문화가 동일한 한국 교회에서도 사람세우는 일이 어려운데 하물며 타 문화권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나 최근 우리 주변의 몇 가지 사례를 통하여 사람 키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며 어떻게 사람을 키울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서울대 진학한 잠비아 소년 최근 경남 산청에 있는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던 아프리카 잠비아 출신 켄트 카마숨마(20세)군이 2010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외국인 특별 전형(농경제 사회학부)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이 매스컴에 보도되었다. 그는 “석박사를 마친 뒤 경제학자가 되거나 한국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잠비아로 돌아가 나라를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켄트는 올해 잠비아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산청의 지리산고 3학년에 편입하였다. 들에서 딴 과일과 야채로 하루 한 끼만 먹으며 살 정도로 가난한 잠비아 소년이 한국에 오게 된 배경에는 한국인 선교사가 있었다. 켄트는 잠비아에서 한 학년이 2천명이 넘는 ‘천막교실’에서 공부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대학갈 돈이 없어 빈둥거리던 중 한국에서 공부할 학생을 찾고 있던 한국 선교사의 눈에 뛰어 한국에 오게 된 것이다. 다행히 영어를 잘 했고 영어수업을 하는 대안학교였기에 수업에 지장이 없었다. 가난한 고국을 잘 살게 하겠다는 켄트의 뚜렷한 목표를 보고 지리산고 교장이 켄트를 서울대에 추천하였고 결국 합격했다. 서울대는 켄트가 학교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칠 수 있도록 후원자를 찾아 학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운찬 총리와 스코필드 박사 현 정부의 두 번째 총리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삶에서 배워야할 대부분을 나는 스코필드 할아버지에게서 배웠다”라고 말한다. 정총리는 너무 가난해서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던 청소년 시절 캐나다에서 태어나 이 땅에 선교사로 온 스코필드 박사를 만나 기독교인이 되었고 그의 영향으로 경제학자가 되었다. 스코필드 박사는 부친의 사망으로 끼니조차 걱정할 정 총리에게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 총리를 수양아들로 삼아 인생의 멘토로서 큰 영향을 미쳤다. 정 총리는 스코필드 박사와 가까운 곳에 살면서 “그의 숙소를 내 집처럼 드나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정 총리에게 스코필드 선교사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스코필드 박사는 제암리 학살 사건을 해외에 알릴뿐더러 한국의 독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여 민족대표 33인에 더해 ‘34번째 민족대표’라고 불리울 뿐 아니라 한국식 이름인 ‘석호필’이름도 가진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선교사였다. 그러나 소외계층을 돌아보는데도 소홀하지 않아 자신은 검소하게 살면서 남을 돕는데는 앞장서면서 많은 사람에게 감화를 주었다. 정총리는 고교 시절 성경 공부반을 만들어 활동했고 스코필드 박사와 함께 영어성경공부를 하면서 신앙과 인격이 형성되었다.

사람을 키우자 선교지에 필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은 많은데 사람이 없다고 한다. 어떤 선교지는 예배당은 멋있게 지어져 있는데 그 예배당을 이끌 현지인 지도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선교사가 있을 때에는 어느 정도 유지가 되었는데 선교사가 손을 때고 철수하면서 운영이 어려워 예배당 한 켠에 닭이나 돼지를 치고 또 한 켠은 현지인 사역자의 사택으로 머무는 곳이 없지 않다. 사람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탓이다. 사람을 제대로 키워놓으면 사회와 역사를 변혁시킬 수 있다. 그들의 힘으로 건물도 세울 수 있다. 그래야 진정 자신들의 교회, 신학교가 된다. 선교사가 현지에서 건물 세우는 것이 어렵지만 사람 세우는 일보다는 어렵지 않다. 그래서 선교사도 고민에 빠진다.

사람 세우는 일은 긴 인내가 요구되고 금방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건물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당장 눈에 보인다. 압축 성장 시대를 살아온 한국 선교사들이 센터나 교회 건축 등을 서두르게 된 것도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선교지에 건물도 필요하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건물 건축에 치중하다보면 사람 세우는데 소홀 할 수 있고 나중에는 건물 유지하느라 사람 세우는 일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 잠비아 소년이 앞으로 어떤 인물이 될지 모르지만 그의 잠재력을 발견한 한국 선교사의 식견은 배울 부분이다. 중학교 학비가 없어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소년에게 물질과 사랑, 그리고 신앙을 전수해 주면서 오늘 정운찬 총리를 키운 스코필드 선교사에게서 우리는 사람을 키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세삼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