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칼럼 #5
김영휘 목사(시니어선교한국 실행위원, KWMA 운영위원, GMS 명예선교사)
“겸손”이란 영어로 휴밀리티(humility)라고 하는데, 이 말은 라틴어 휴머스(humus)에서 온 말로 “땅”(earth)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겸손은 땅과 같다는 말이다.
땅은 인간에게 삶의 모든 터전을 마련해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온 몸을 열어놓고 공기와 햇빛과 바람을 품으면서 온갖 먹고 마실 것을 인간과 동식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생명을 주고 유지하게 한다. 그런데 그렇게 땅은 귀하고 훌륭한 일을 하면서도 조금도 생색을 내지 않는다. 심지어 인간이 만들어낸 온갖 오물과 쓰레기까지도 묵묵히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오랜 기간 품기까지 하면서 썩히고 다시 새것으로 정화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땅과 같은 모습이 “겸손”(humility)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예수님을 영접할 때 갖는 믿음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그것은 단지 지적인 동의가 아니라, 땅(earth)과 같이 온 몸을 다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열어놓고, 그분을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다. 마땅히 멸망 받아 죽어 영원히 없어져야 할 티끌과 같은 죄인인 우리가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영접하는 것이 어찌 머리로서만이 가능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영접한다는 말은 그를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영접하는 그 순간부터 그분을 향해 마음을 열고 품어가기 위한 시작일 뿐이다. 그렇다. 작은 시작인 것이다. 그래서 믿음이란 이제부터 그분의 모든 것들을 땅과 같이 온 몸을 다해 열어놓고 서서히 품어 나아가는 연속적인 과정이다. 그러므로 겸손은 믿음의 결과로 나타나는 덕목 중의 하나가 아니라, 믿음의 처음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우리가 땅에 묻혀 죽는 날까지 그분과 함께하는 연속적인 과정이요 단련인 것이다.
그러므로 더욱이 영적 지도자에게서의 으뜸은 땅과 같은 겸손, 곧 모든 것들을 향해 마음을 열어놓는 아량과 온갖 것들 심지어 더러운 것까지도 인내하며 소화할 줄 아는 능력, 그리고 새로운 것으로 변화시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겸손한 믿음을 소유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그래서 겸손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할 최상의 것이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11:29고 주님이 말씀하셨다. 오늘날 땅과 같은 주님의 겸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것은 지식이나 이론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성령의 밝은 빛 아래 땅(earth)처럼 살아가려는 연속적인 믿음의 과정이다. 이런 겸손의 훈련이 지도자에게 필요한 때이다.